안녕들 하심???
여러분....8일날 밤에 첫눈 오는거 봤음???
저 그거보고 미친듯이 좋아서 날뛰다가....그날 감기걸려서 내 인생에서 어제 하루가 사라져버린 사람임....ㅡ.ㅡ
하루종일 누워있었음.......진짜로 이러다 죽는게 아닌가 싶었음~
9시 좀 넘었나???
건천사는 언니한테 문자가 왔음~
<눈온다.....>
<이동네는 안오는데??? 그동네가 여기보다 촌은 촌인갑네~>
<쪼매 오다가 치아뿌네. 좋다 말았다야~>
<와? 아줌마 가슴에도 첫눈은 설레는가베?>
<가스나~ 아줌마는 여자 아이가? 뭐하노?>
<내가 할게 뭐있노~ 집 본다. 알라들캉~>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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별 생각 없었음...
평소 눈 별로 안좋아라 함....
괜히 얼면 불편하고........
진짜....눈 안반가웠는데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.
다시 또 문자가....
<나온나~>
<이시간에 어딜?>
<야~!! 눈온다아이가...>
<우야라꼬???>
결국은 참지 못하고....언니가 전화를~~~ㅋㅋㅋㅋ
"못나오나? 신랑 없나?"
"나가는거야 상관은 없지만 날도 추븐데 뭐할라꼬? 걍 집으로 온나~"
"싫다~~~~집으로 갈라했음 걍 우리집에 있지 이고생을 왜하겠노,날도 춥구만....
나온나.....한사발(?) 하자~~~"
"콜~~~~~~~"
그리하야....여자들 둘이서....야심한 밤에......
앉으면 밖이 훤히 보이는 통유리로 된 근사한 찻집엘 갔어야 했으나.......
그건 현실상 불가능하고....걍 우리동네 투다리가서(크읍~ 슬푸다~) 닭똥집 쪼가리 씹으면서 쐬주를 한두잔 들이켰나???
열시반쯤 되니까 갑자기 주위가 시끌시끌 해지는거임~~
오잉??? 뭔일???
또르르또르르 눈 굴리는 소리~~~
으앙~~~ 눈이다......진짜 눈이다~~~!!!
요따시만한 창문밖으로 눈이 펑펑(?) 내리는게 보이는게 아니겠음???
술기운 탓인지....밖에 나와있다는 해방감(?) 때문인지....
때마춰 흘러나오는 케롤송 때문인지.....
갑자기 기분이 해피해피 해 지는게 아니겠음???
어지간하면 절대로 술 남기고 자리를 뜨는 우리들이 아니지만....그날따라 굳이 나가고 싶었음~
그래서 나왔음~!!
딥따 추웠음...........헉~!!!
곧바로 후회했지만.....한번 해피해진 기분은 그리 쉽게 없어지는게 아님~
술집 근처 잔디밭에서.....34살 먹은 아줌마랑......40살 먹은 아줌마랑.....미친듯이 돌아다님...
머리에 꽃만 없다뿐이지...흡사 그꼬라지였을거임....
미쳤지...만다꼬 그렇게 설치고 다녔는지....
코끝이 시려 마비가 될 무렵....우린 각자 집으로 돌아왔음.
멀쩡한 모습으로 들어온 나를 보고 남편이 놀람....(이 대목에서 심히 반성중...ㅋㅋ)
사실 눈은 그렇게 많이 안왔음.
우리가 나가자마자...얼마 안있다 그쳤음.
근데...언니랑 나누는 얘기가 재밌었음.
지나간 얘기..........지금 사는 얘기..........앞으로 살 얘기...............
시간 가는 줄 몰랐음.
추운줄도 몰랐음...........
그치만...돌아온건 지독한 감기였음.
나 어제 열이 38.6도를 웃돌았음. 뭐 별건 아니지만 나름 많이 아팠음.
결심했음~
다시는 똥마려운 강아지마냥 미쳐 날뛰지 않겠다고.
그 언니 역시 같은 결심을 했다 함~!!!
그렇게 우리는 첫눈을 맞이했음......ㅋㅋㅋㅋㅋ
정말.....나이를 먹어도 첫눈은 첫눈~~~
그 설레임만큼은 아직도 좋음~~~~~~~~^^
올해가 가기전에.............눈 한번 더 왔음 좋겠다~~~~
펑펑~~~~~~~
주말 잘 보내세요~~~~~~